멋진 신세계
리뷰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이덕형 옮김
1988년 8월 30일 1판 1쇄 발행
원작 1932년
처음 이 소설 영업 당했던게 모 탐조유투버의 다큐영상 덧글에 구독자가 인용한 문장이 너무 좋아서였는데... 결국 그 유투버 좀 이상해져서 구독 해제했지만 멋진 신세계는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1932년에 나온 소설이 이렇게까지 현대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하다고?? 하는 놀라움에 이어서, 디스토피아 세계관임에도 가장 인간다운 무언가를 찬양하고 자유를 외치는 서사라니 이러면 오타쿠 울죠
나중에 읽게 된 조지 오웰 1984는 상대적으로 삭막한 플롯이라... 디스토피아 사제대결에선 갠취로 헉슬리 승
좋았던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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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야만인은 애원하듯 소리쳤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겠어요?” 그는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어째서 그녀는 그에게 잊을 기회를 허용하지 않는 것일까? 그는 린다의 흐물흐물한 손을 힘껏 쥐었다. 이 추잡한 쾌락의 꿈으로부터, 이 천박하고 증오스러운 추억으로부터 이 현실의 세계, 현재의 시간 속으로 강제로 끌어내고 싶었다 — 아연실색할 현재, 무서운 현실, 그러면서도 공포심을 재촉하는 긴박성 때문에 숭고하고 처절하도록 중대한 현재로 끌어내고 싶었다.
“린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겠어?”
p.25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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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자유롭고 인간답게 살고 싶지 않습니까? 인간다움과 자유가 무엇인지도 모릅니까?”
…
“그러면 내가 가르쳐주겠습니다. 당신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당신들을 자유롭게 해주겠습니다.”
그러고는 병원의 안뜰로 향한 창문을 열더니 약상자를 열고 소마 알약을 한 주먹씩 꺼내어 던지기 시작했다.
카키색의 군중들은 이 오만한 신성모독에 놀라움과 공포로 말을 잃고 돌처럼 굳어버렸다.
“미쳤군.” 버나드는 눈을 휘둥그렇게 뜬 채 속삭였다.
“저들이 그를 죽일거야. 죽일거야.”
군중들로부터 요란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야만인을 향하여 무서운 인파가 몰려들었다. 위협적인 물결이었다.
“포드 님, 그를 구해주소서!” 버나드는 기도하고 눈을 외면했다.
“포드는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 헬름홀츠 왓슨이 말하며 웃었다. 아니 웃음을 머금은 채 군중을 헤치며 뛰어들었다.
“자유! 자유!”
야만인은 외치며 한 손으로는 계속 소마를 밖으로 내던지고 다른 손으로는 공격해오는 군중의 얼굴을 후려갈기고 있었다. 그게 그 얼굴이었다.
“자유다!” 하고 다시 외칠 때 갑자기 그의 옆에 헬름홀츠가 와 있었다.
“착한 헬름홀츠!” 그는 여전히 주먹질을 멈추지 않으며 그를 반겼다. “마침내 인간이 된 거야!” 그러는 동안에도 열린 창문을 통해 한 줌씩 소마를 버렸다.
“그렇다. 이제 인간들이 되었어! 인간이!”
…
결투장의 입구에서 머뭇거리던 버나드는 “둘 다 죽겠군” 하고 중얼거리다가 갑작스러운 충동의 채찍을 받아 그들을 돕기 위해 앞으로 달렸다. 그러다가 다시 고쳐 생각하고 발을 멈췄다. 그러나 곧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다시 앞으로 전진했다. 그러다가 다시 고쳐 생각하고 굴욕적인 우유부단의 번뇌에 사로잡혀 서 있었다 — 내가 돕지 않으면 두 사람은 죽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들을 돕다가는 내가 죽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데(포드 님에게 찬미하라!) 돼지 주둥이 같은 코가 달린 방독면과 물안경을 쓴 경찰들이 뛰어들었다.
버나드는 경찰관들 쪽으로 달려갔다. 버나드는 양팔을 흔들었다. 이것은 어떤 행위였고 그는 분명 뭔가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사람 살려!”를 몇 번 반복했다. 자신도 구조업무를 감당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려고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p.269–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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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슷한 작품이 나올 수 없습니까?”
“우리의 세계는 <<오셀로>>의 세계와 같지 않기 때문이야. 강철이 없이는 값싼 플리버 승용차도 만들 수 없어. 사회의 불안정이 없이는 비극을 만들 수 없는 것이야. 세계는 이제 안정된 세계야. 인간들은 행복해.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단 말일세. 얻을 수 없는 것은 원하지도 않아. 그들은 잘 살고 있어. 생활이 안정되고 질병도 없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하게도 격정이니 노령이란 것을 모르고 살지. 모친이나 부친 때문에 괴로워하지도 않아. 아내라든가 자식이라든가 연인과 같은 격렬한 감정의 대산도 없어. 그들은 조건반사 교육을 받아서 사실상 마땅히 행동해야만 되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없어. 뭔가가 잘못되면 소마가 있지. 자네가 자유라는 이름으로 창밖으로 집어던진 것 말일세. 자유라!” 총통은 여기서 웃음을 터뜨렸다. “델타 계급들이 자유가 무엇인지 알기를 기대하다니! 그들이 <<오셀로>>를 이해하기를 기대하다니! 정말 자네답군!”
야만인은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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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인은 고개를 저었다. “이 모든 것이 정말 소름끼칠 뿐입니다.”
“물론 그렇겠지. 실제의 행복이란 것은 불행에 대한 과잉보상에 비하면 항상 추악하게 보이는 법일세. 또한 말할 필요도 없지만 안정이란 것은 불안정처럼 큰 구경거리가 될 수 없는 법일세. 따라서 만족하는 생활은 불행과의 처절한 투쟁이 지니는 매력이나 유혹과 투쟁이 지니는 장관이나, 정열 내지 회의에 의한 치명적인 패배가 지니는 장쾌함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야. 행복은 결코 장쾌한 것이 아니야.”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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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변화를 원하지 않고 있거든. 모든 변화는 안정을 위협해. 우리가 새로운 발명을 선뜻 적용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지. 순수과학에서의 모든 발견은 유해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거든. 과학도 때로는 적이 될 수 있는 존재로 다루어야 돼. 그렇지, 과학조차도 그렇지.”
…
“그렇지.” 무스타파 몬드는 계속 이야기했다. “그것도 안정을 위해 희생시켜야 할 품목이야. 행복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예술뿐만이 아니야. 과학도 마찬가지야. 과학은 위험한 것이야. 우리는 그것을 용이주도하게 묶어놓고 재갈을 물려 놓아야 해.”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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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은 모든 고귀하고 아름답고 비장한 것의 근거가 아닙니까? 만일 신이 있다면…”
“젊은 친구” 무스타파 몬드가 말했다. “문명은 고귀함이나 비장함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일세. 그러한 것은 정치적 비능률을 나타내는 징후일 뿐이야. 우리처럼 적절히 조직된 사회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고귀하고 영웅적이 될 기회란 있을 수 없는 걸세. 그러한 계기가 발생하기 전에 여건이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가 되겠지. 전장애 일어나거나 어느 쪽에 충성을 맹세할지 모르는 경우이거나 저항해야 할 유혹이 있거나 쟁취하거나 방어할 사랑의 대상이 있는 경우 — 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틀림없이 고귀함과 비장함도 어떤 의미를 가질 거야. 그렇지만 오늘날엔 전쟁이 없단 말일세.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는 최대의 신경을 쓰고 있는 중일세. 어느 쪽에 충성을 맹세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일어나지 않고 있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조건반사 훈련이 되어 있단 말일세. 또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은 대체로 매우 유쾌한 것이며 여러 가지 자연적인 충동은 모두 자유롭게 만족되기 때문에 저항할 유혹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만일 불행한 우연으로 인해 어떤 불쾌한 사태가 일어나면 까짓것 그러한 상황으로부터 도피시켜 줄 소마가 항상 준비되어 있네. 분노를 진정시키고 적과 화해시키고, 인내하고 수난을 참도록 하는 소마가 있다 이 말이야. 옛날에는 대단히 어려운 노력을 거치고 오랜 수양을 쌓아야 겨우 도달되는 미덕이었지. 그러나 이제 반 그램짜리 두세 알만 삼키면 그러한 수양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말일세. 이제 누구나 군자가 될 수 있다네. 그러니까 덕성의 반은 적어도 병 속에 지참하고 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야. 참회의 눈물을 흘리지 않고도 기독교 정신을 터득하는 것 — 그것이 소마의 본질일세.”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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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변화를 위해 눈물이 따르는 그 무엇일 것입니다” 하고 야만인은 말을 계속했다.
“이곳에는 희생을 치를 가치가 있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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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불편한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 총통이 말했다.
“우리는 여건을 안락하게 만들기를 좋아하네.”
“하지만 저는 안락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신을 원합니다. 시와 진정한 위험과 자유와 선을 원합니다. 저는 죄를 원합니다.”
“그러니까 자네는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고 있군 그래.”
“그렇게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야만인은 반항적으로 말했다.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말할 것도 없이 나이를 먹어 추해지는 권리, 매독과 암에 걸릴 권리, 먹을 것이 떨어지는 권리, 이가 들끓을 권리,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끊임없이 불안에 떨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온갖 표현할 수 없는 고민에 시달릴 권리도 요구하겠지?”
긴 침묵이 흘렀다.
“저는 그 모든것을 요구합니다.” 야만인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무스타파 몬드는 어깨를 추슬렀다.
“마음대로 하게” 하고 그가 말했다.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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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슬리는 이 <<멋진 신세계>>를 발표하고 십 몇 년이 지난 후 그러니까 2차 대전이 끝난 후 이 소설의 전후판의 서문에 작가 자신의 입장을 천명했다.
…
<<멋진 신세계>>를 집필할 때만 해도 필자는 이 소설의 중요 인물인 문명국을 방문한 야만인에게 두 가지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하나는 문명국에서의 바보들의 행복에 의한 미치광이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야만국으로 돌아와서 그 우매함과 추악함을 감수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가능성이었다. 어느 편도 구원이 있을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쓰면 양자택일을 떠나서 야만족 주변에 문명국으로부터의 망명자나 도망자들이 건설하는 제3사회의 존재를 설정하겠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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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야만"이라 칭해지는 자유를 선택하는 엔딩이 좋았음... 본편 외에 마지막에 삽입된 제 3 사회 설정도 흥미로웠다.